토욜날 칭구랑 서해도로를 밟았다네
도란거리고 얘기하면서 봄 나들이도 기분이 괜찮더군
날이 새도록 들이푸고 소리도 지르고 악도 쓰고~~
일요일 나주가는 시골길을 들어서니 분홍매화꽃에 하얀배꽃에 초봄기운이 물씬하더군
영산포 홍어 1번가에서 톡쏘는 삼합에 탁주사발 들이키고
나주 반남 주몽 셋트장으로 향했지
삷은 옥수수 한개씩 들고 (난 갯고동을 한컵샀지)
인파에 묻혀 저수지옆을 휘적거리며 지나니 물위에 반사되는 햇살조각이 담배맛을 돋구며
정말 고향이 좋다는 느낌에 마냥 어린애처럼 좋기만 하더군
탁주덕분에 누구랄것도 없이 고래사냥을 불러대며 주몽인지 고주몽인지 사진옆에서 개폼잡고
사진한방 박고 먼지나는 언덕길을 올라섰지
어느 가수인지 돼지 멱을 따는 소리에 우리 생음악이 주눅이 들어 깨갱하고 한바퀴 돌았지
곧바로 시골 논네한테로 향했지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뿐만아니라 누추한 시골을 보이기싫다고해도 한사코
살아생전에 찾아뵙자는 칭구덜 성화에 등 떠밀려 몰려가기로 한거야
고막원을 거쳐 갈마지를 지나기전 옥동 죽림앞 돈냇보 다리를 건너 덕림 장어 양식장앞을 스친뒤
나의 탯줄이 묻힌 냉천부락이 아련하게 보이기 시작하더군
칭구덜이 옛기억을 되살리려 자기차가 앞서 찾아가겠다기에 뒤를 따랐지
앞차가 갑자기 구산 다리앞에 멈추더니 칭구한놈이 차에서 내리더니
나도 모르는 촌부를 붇잡고 말을 거는게 아닌가
술을 한잔씩 한터랄 실수할까봐 정신이 나더군
다가가보니 칭구 촌부한테 묻는말이 혹시 김영규씨댁이 어딘지 아시느냐고 묻는게 아닌가
난 어이가 없었지만 기다려보기로 했지
장난끼가 발동한거지 머여
*(중략)
사전 연락도 없이 떼거지로 들이닥치니 우리 아버님 놀라 자빠지신거야
어머님은 모평 창서 막내이모댁에 놀러가시고
아버님 혼자 쓸쓸히 누워계시더군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
아버님이 그렇게 방가워 하실줄 몰랐네
잊어버리신줄 알았던 옛 추억을 다 기억해주시고 그런 환한 얼굴은 요 몇년만에 첨 봤네
건어물을 취급하는 칭구가 갖고간 미역,김다발을 이웃간에 나눠드렸다는 내용과
막둥이를 못보고 와서 서운해 하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뇌리에서 감도는 구먼
(((((( 어쩌끄나?? 파절이도 해놨는디 못 보냈다야~~~~ ))))))
--2007년 3월 19일 초등카페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