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방/58 개띠의 삶

日常 壹期 (一想 日記 - 팔불출)

草 雨 2013. 5. 2. 04:01

 

日   常   壹  期

 

 

 

 

 

 

 

 

오늘도

어제처럼 반복되는 일상인데

 

말없이 내 옆을 지키는 이는

지아비의  아직 덜 떨어진 건강을 신경쓰며

정성껏 식사를 챙깁니다 

 

 

누구나 

저마다 많은 추억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인 생활에 젖어 잊고 살기 마련입니다.

 

그럴때 가끔씩

내게 영원할 것 같았던

젊었던 그 시절을 회고(悔考)하는

이런 시간도 필요할 듯 합니다

 

 

신혼 초기

한 때는 쌀 걱정을 했었고

 

추운겨울

밤사이 연탄불이 꺼질까

밤잠을 설치는 일은 도맡아 했습니다.

 

 

행여 내새끼들 감기걸릴라

비닐로 문풍지를 겹 바르고 살던

단칸 전세방에서도 남 부러울것 없이 행복했고 

 

그저 자식들 크는 재미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나의 군시절

벗꽃

 장마

단풍

첫눈

그리고 그런 일상적이지 않은 날은

 

 어김없이 면회실에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김종수 이병,  애인 면회다 !" 

 

고참은 질투로, 졸병은 부러움으로

군생활 3년을 이렇게

아련한 추억으로 엵어주었습니다,

 

 

혹자는 나에게

너무 감상적이니

시적 소질이 다분히 있느니

할일이 그렇게 없냐느니 하지만

 

그 시와 그 수필 속에는

항상

한 주인공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나를 

젊은 그 시절에 머물게하고

내 마음을 항상 그시절로 이끄는

착하고

여리고

강하고

이쁜 모델입니다

 

 

어제는 몰랐었고

어제는 바빴었고

어제는 돈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몸이 안 따라주고

이제는 기억력이 없고

이제는 그보다 더 용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가 좋았어 "

"그때는 세상이 포근했지" 하고

내 스스로 변명처럼

달래보고 포장하고 있습니다

 

 

급한 내 성질 달래고 받아주느라

 

무작정 벌리는 사업자금 끌어 대느라

남 모르게

참 부지기도 속을 많이 썩어

아마 가슴이 새까맣게 탄 장본인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 딱히 해준 것도 없습니다.

 

왕방울 다이아도,

악어 핸드백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월상품 하나에

좋아서 어쩔 줄모르는  참 바보이며 어설프기만합니다

 

 

그것보다

아마

지아비의 건강이 회복되가는 것을 행복해 하며

 

지아비 뒷바라지하며 사는 게 행복하다 여기며

스스로를 달래는 것 같습니다

 

 

내 생애에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인데...

*

*

*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 당장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행복해 할까?

 

 

같이 뒤엉켜 체험하며

남은 여생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

 

저 여인네 더 늙기전에

진정 헹복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할텐데... 

 

 

카메라를 들고 뒤 따르며

 

만감을 교차하며 시나리오를 엵어보지만

그 숙제는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란

 

천상 여자이며

현모(賢母)이며

양처(良妻)입니다.

.

 

처갓집에 달려가 장인 장모님 묘소에 엎드려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든 전하고싶습니다.

 

너무 늦게 뉘우쳐 어찌해야 합니까

물어보면 그 분들은

정답을 주실 것만 같습니다.

 

 

< 오늘의 일상 일기(一想日記) >

< 옆지기를 치세우는 팔불출이 되고싶은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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