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부머들 '씁쓸한 명퇴'
승진 길은 막히고 인사적체 눈칫밥
금융권 고위직에 많이 몰려 시중銀 등 잇단 희망퇴직
인력 재배치·자회사 발령등 산업계도 다각 대책 추진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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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생인 김형규(가명) 전 기업은행 지점장은 지난 2월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전후세대를 의미하는'베이비부머'인 그는 1974년에 입행, 27년 가까이 은행을 다녔다. 동료와 후배들이 많은 상황에서 임원승진이 쉽지 않자 새 길을 찾은 것이다. 김 전 지점장은 현재 방음공사 등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시기가 집중되면서 금융권과 산업계에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 금융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기업체들이 한꺼번에 최대 수천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심한 곳은 은행권이다. 은행들의 경우 책임자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일반직 직원에서 책임자(과장급 이상)가 차지하는 비율이 59.2%였지만 올 6월 말에는 61%로 뛰어올랐다. 고참직원들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실제 은행들은 1~2년 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위직에 몰리면서 인사 문제로 고심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하나ㆍSC제일 등 주요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퇴직행렬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리빙뱅크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희망퇴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조흥은행과의 합병 이후 부지점장급에 인력이 몰린 상황이다. 부지점장의 숫자가 지점 수의 두 배에 이른다. 2009년 600명이 희망퇴직을 했지만 인사적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3,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국민은행도 추가 인력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지난해 대한생명이 900명, 삼성생명이 500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정리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인사 담당 임원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에는 실적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목적이었지만 최근의 희망퇴직 바람은 인사적체 해소가 실질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위 직급에 다다른 베이비부머 세대 때문에 인사적체가 심화되자 희망퇴직을 포함해 인력 재배치, 자회사 발령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주부터 이달 말까지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들과 기업들은 희망퇴직자들에게 위로금과 1~2년치의 연봉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적지 않은 금액을 주고 있지만 퇴직 후 마땅한 자리가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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