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꿈' 앗아간 日신도시 입주자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좀 다르겠지만,
부동산투자해서 때론 크게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는 결코 나쁜영향만은 없지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러면서 성장해나가고 발전해나가고 실력향상도 생기는 일일테니깐요..
과외안해본 사람이 종국에가서 망하게되면, 일어나기가 더 힘들어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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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도쿄(일본)=송복규,조철희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대부분 개인자산이 부동산에 투입되다보니 집값이 너무 올라도, 너무 떨어져도 문제다. 2006년 최고점을 찍은 집값은 수년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집에 못들어갈 정도로 거래공백도 심각하다.
집값 하락은 평생을 모아 집 1채 장만한 중산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준다.
분당·일산 등에서 집값이 대출금보다 더 떨어지는 '깡통(언더워터) 아파트'까지 나왔다.
이는 자칫 소비경색으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경제·사회구조가 비슷한 일본 부동산시장을 통해
우리 부동산시장의 현 주소와 미래, 정책방향 등을 투영하고자 4회에 걸쳐 특별기획 시리즈를 게재한다.
르포-日부동산을 다시본다 <다마신도시를 가다>
- 4500만엔 집 10여 년 만에 1/3토막
- "집으로 자산 불리려다 달팽이신세"
#사례1. 재일교포 윤사라씨(52·가명)는
2005년 일본 도쿄 인근 다마신도시 아파트(전용면적 63㎡)를 1800만엔에 팔고 자녀들과 도쿄 신주쿠로 힘겹게 이사했다.
1990년대초 4500만엔을 주고산 아파트였다.
몇 토막이 났지만 살까말까 고민하는 매수자를 잡으려고 급한 사정을 토로한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진저리를 친다.
윤씨는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줄 알았던 아파트가 내 돈을 다 잡아먹은 것 같다"며
"그때 은행 대출까지 받아 무리해서 집을 안샀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례2. 2007년 은퇴한 스즈키 요시오씨(60)는 다마신도시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낡은 아파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현재 사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1988년 집을 사고 3년 간은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자고 나면 집값이 오르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하지만 1991년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손해를 보더라도 집을 팔아야겠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는 집값보다 은행에 상환해야 할 대출금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
스즈키씨는 "도쿄 집값이 너무 비싸 신도시에 집을 마련한 친구들은 대부분 나와 처지가 비슷하다"며 "집으로 자산을 불리려다 달팽이처럼 집을 떠안고 사는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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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25km 떨어져 있는 다마신도시 위치도 |
일본에선 대도시 인근 신도시에 집을 샀다가 자산을 대부분 잃은 '신빈곤층'이 늘고 있다. 자산을 대부분 투입해 아파트를 샀다는데 가격이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부동산 가치보다 갚아야 할 대출금이 더 많은 사례가 빈번한 것이다.
집을 팔고 가지고 있는 저축을 모두 합쳐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어 매달 이자만 내면서 근근이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
1991년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정점을 찍은 이후 가파른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도쿄 인근 신도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기존 수요는 자꾸 빠져나가는데 신규 수요가 유입되지 않아 빈 집이 늘고 있다.
신도시 내에서도 준공된 지 10년 미만 단지들은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대부분 아파트나 단독주택 가격은 집값이 정점에 도달한 20년 전보다 60∼70% 정도 값이 빠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다마신도시내 다마시지역의 올 1월 현재 주택지 평균 공시가격은 ㎡당 18만4000엔.
우리에게 익숙한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60만7200엔이다.
이 지역의 주택지 가격은 1980년대 중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해 1990년대초 ㎡당 60만엔을 넘어서는 등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땅값은 속절없이 꺼졌다.
1998년까지 ㎡당 30만엔을 유지하던 다마시의 주택지 가격은 1999년 27만8700엔으로 무너지더니 2004년 19만800엔으로 떨어졌다.
2005∼2006년 18만엔대를 기록한 주택지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2008년(모두 1월 기준)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이내 2005∼2006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마신도시는 금융위기 직전 소폭 상승기 때도 도쿄 도심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위기 직전 도쿄 도심의 주택지 가격은 15∼18% 올랐지만 다마신도시는 4∼7% 오르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집값 붕괴가 중산층 몰락, 신빈곤층 등장 등 사회적 경제구조 변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도쿄 미주개발은행(ADB)의 리서치컨설턴트 윤민호 박사는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부유층보다 중산층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일본은 거품 붕괴 후 집값이 급락했기 때문에 손쓸 틈도 없이 자산의 절반 이상을 날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중개법인인 도큐리버블 히로시 사사키 그룹매니저는
"도쿄 외곽에 집을 사면 평생 도쿄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현실이 됐다"며 "집값이 붕괴되면서 경제력도 약해져 신도시내 상권이 붕괴되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산한 일본 다마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빈 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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