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로그세대의 고별
베이비 붐 세대(46~54세) 직장인의 대거 은퇴가 코앞으로 닥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베이비 붐 세대 맏형인 1955년생이 55세가
되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직장인 311만명이 줄지어
퇴직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그제 발표했다.
기업의 정년은 보통 55세 안팎으로 돼있다.
베이비 붐 세대에서 가장 많은 연령층은 1961년생으로 85만명이나 된다.
베이비 붐 세대는 가난을 경험해본 연령층이다.
우물물로 배 채우며 학교 다닌다는 경험이 흔했다.
“보리밥 먹는 사람 신체 건강해”란 혼.분식 장려 노래 부르며 새마을 운동한다고
쥐잡기도 해봤다.
낮밤 안 가리고 일하면서 부모 봉양에 애를 썼다.
사교육비 대기에 분통터져 자식과 아내를 미국으로, 케나다로 유학 보내고
홀로 부엌에서 라면 끓여 먹는 기러기 생활도 해봤다.
그들의 고생으로 GDP 100달러였던 대한민국이 이만큼이나 큰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를 “끼인 세대” “센드위치 세대”라고 한다.
이들처럼 부모봉양 열심히 한 세대도 없다.
한집에 모시고 살거나 주말 마다 찾아뵙고 좋은 외식 모시고 다녔다.
자식들은 황재처럼 키워놨다.
그런데 대학까지 보내놓고 한숨 더는가 했더니 결혼 비용까지 달라고 손 내밀고,
취직 못한 자식을 서른 넘게까지 끼고 사는주변 모습도 보고 있다.
그렇지만 본인들은 은퇴 후 자식들 천대나 안 받으면 다행이란 생각이다.
효(孝)라는 건 점점 말라비틀어져가는 시대다.
대책 없이 파산하지 않으려면 자녀와 딴 주머니를 차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
기댈 건 연금인데 국민연금은 60세가 넘어야 나오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5년 이상을 퇴직금으로 버텨야 하는데
하필 외환위기 겪으면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버렸다.
그 돈은 주가가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어디로 갔는지 알 수도 없다.
부동산 하나 갖고 있는 것도 인구가 줄면서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더 살날은 30년 넘게 남았다.
탑골 공원을 배회하는 노인들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 되지 않는 것이다.
속 타는 베이비 부머들이다.
2009년 7월 10일(금요일) 조선일보 “만물상” 김동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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