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가고 오는데/사색의 시간

[스크랩] 바람으로 오실 임

草 雨 2011. 3. 25. 01:27
바람으로 오실 임 청록/변 대우 지금 스치는 바람은 제발 모른 체 하세요 그 바람 당신의 바람이 아닙니다 이미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들쑤셔 다니며 저잣거리 과부와 붙어먹었다고 소문 자자한 바람이지요 하나 그 바람 지금은 늙어 아랫도리 기운 빠진 둥이 바람이랍니다 길 지나다 풋풋하게 생기 도는 과부들의 냄새만 맡아도 가재걸음으로 살콤, 살콤 다가가 수작 불이다 들켜 실컷 두들겨 맞기를 일수, 그래서 과부들이 하는 말! 다른데 가서 알아보고 나가 놀아라 라고 하는 놈이랍니다 "방금 다가 올 바람도 외면하세요" 다가 올 바람은 얼마 전 까지 둥이 바람 뒤꽁무니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3년이나 쫄쫄 따라다니며 변강쇠 수업을 제되로 받았다며 지금은 제법, 둥이 바람 흉내를 낸다고 하는 놈이지 누가 물어나 봤나! 스스로 이 계통에 한수 한다고 소문나 저잣거리의 음기 도는 과부와 아낙들이 밤이고 낮이고 서로 붙어먹으려고 두 눈 부라리며 쟁탈전을 벌인다는 놈이거든 또 누가 물어나 봤나! 하여튼, 자기가 제일 힘 좋은 영게라고 껄떡대며 그것도 자랑이라고 우쭐대는 놈이지 아무튼 이 바람 저 바람 다 조심하시고 오늘 밤 잊지 마시고 별이 뜰 때 고목 아래 물래방앗간 앞을 지나는 바람을 꼭 잡으세요 그 바람은 당신에게 따뜻한 체온으로 감싸 안아 줄 좋은 바람입니다 오늘 밤 꼭 그리하세요. 20110226 서울 오류 골 산실에서 청록
출처 : 전원주택,귀농,조경,황토집,한옥,통나무집,흙집-세상에 이런집이
글쓴이 : 청록 변 대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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