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내사랑
이노래 나한테는 참 사연이 많다네
언젠가는 그 사연을 올릴 날이 있을것이고
당시에는 연탄이 주 연료인 시절이라
석관동에는 시커먼 연탄가루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근처에 친구의 숙소가 있었어 였나
그 연탄 산에 기타하나 들고 올라가
이 노래를목청 터지게 소리지렀고
그시절 참 갖고 싶고 폼났던 녹음기
고고춤에 발놀림이 찬란했던 그 친구녀석들은
빛고을 광주에 지금 잘 살고 있지만
어렵게 마련한 야전이었는데
당시 꼬신 가이나와의 데이트 머니가 말라서
이놈 팔아서 (아카시아 샤넬껌을 입어 넣어주며) 데이트 자금썼던 생각하면
참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구먼~~
종각의 쎄시봉에서 퇴계로 포씨즌 동대문 이스턴 호텔까지
뾰쪽 구두 한 컬레가 다 헤지도록 돌아 다녔던 고고장
교통수단이 참 그랬던 그 시절
청평 대성리 역까지 갈려면 경춘선 완행열차가 유일했고
가평 남이섬,강촌 구름다리가 당골 장소였고
석유 버너와 알콜 통을 베낭에 넣고 온 놈이
그래도 잘 나가는 편에 속했었지
나는 한참 후에야 그 넘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곧바로 깨스버너가 나와 골동품이 되었지만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지금은 그 추억땜시 닦고 불면서 보관 하고 있다네
동대문에 있던 꽃다방 ,제일다방의 디제이는
이노래가 마치 자기가 부른 것처럼 새로 손님이 들어올때마다
LP판이 골이 페이도록 몇번씩 틀어주면서
커피한잔으로 가이나랑 같이 밤을 새면서도 마냥 즐거웠었지
새벽 동이 틀 무렵 다방이 문을 닫을 때 쯤
개통한지 얼마 안된 1호선 인천행 지하철에 몸을 싣고
따뜻한 지하철 히타에 몸을 녹이며 종착역인 인천까지 갔었지
추운줄도 모르고 인천 대공원을 올라가면
노란 전깃불 밑에서 찢어지는스피커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 나왔어
그래도 이 노래소리도 좋아서 신나게 놀라 스케이트를 탔었고
낡아 빠진 스케이트 덕에 양말이 다 젖은 가이나가
너무 발이 시리다고 하였어
그래도 남자라고 털양말을 사줄려고 꽁꽁 언 발을 동동거리며 걸었지
동인천역앞에 무슨 아케이드를 들어갔는데 년말이라 젊은이들로 북적거렸었어
나는 양말을 사줄려고 했는데 아이보리색 앙고라 쉐타가 넘 이뻐보이더라구
목이 긴 그 쉐타를 가이나에게 사서 입히고 보니
내 눈엔 가아나가 너무 이뻐서 돈이 모자란 줄도 몰랐던 ~~
잘 먹지 못하는 막걸리였지만 오댕국에 한사발 마시면
추위도 달래고 취한 척 객기도 부릴 수 있고 딱? 이었지
야외 전축 판 돈은 그날로 바닦이 아니라 빵꾸가 났었고...
그때 팔아먹은 야외 전축 대신 지금은
스피커가 하나가 천정이 닿을 만큼 키 큰 놈이 거실에 떡 버티고 있구먼
그때 알페지오 한참 연습했던 골동품 세고비아
대충 쇠줄을 끼워 났었는데 얼마전 낙원 상가에 가서 5만원에 핸들까지
삐까번쩍 한놈으로 바꿔 놨어
왼쪽 놈은 내손을 떠난 퇴역 일렉인데
이놈도 픽업을 교체해서 걍 쓸만하게 해놨어
지금은 이놈이 내 손에서 놀고 있어
쉑터 엘리트 006 모델이야
전에 글레꼬보다 음이 맑은것 같은데 좀 무거워
이놈은 반주기 인데 몇년전만해도
미사리의 라이브 뮤지션들이 폼잡고 들고 다녔던 엘프505야
퇴물이 되갈즈음 업해서 A100 이라 부르더군
아직은 쓸만해 내 실력이 문제지
이넘은 출력이 꽤 괜찮아
내 소망이 바로 그거야
이넘들을 모으고 보태고 쬐만한 연주실을 꾸미는거
풀냄새 흙냄새 나는 강변에다 ...
생각만 해도 애들처럼 막 가슴이 설레
내년인가 경춘선 고속 전철이 개통된다더군
곧 년말이 되니
청평 강촌으로 가는 경춘선 열차바퀴는 불꽃이 튀도록 달리겠구먼
나의 그날은 언제 올런지~~
(악기 사진외엔 빌려 온 사진 임을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