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많이 변한거여
지금쯤이면 고향갈 마음에
동네 양복점에 시골갈때 입을 옷을 준비하러 다니고
서울역 과 버스 터미널에 밤을 지키며 열차표를 구입하려 장사진을 이루고
완행 열차에 몸을 싣고 밤 낮을 서서 가도 힘이들지 않았었고
터미널에 내리면 보따리 보따리들고 또 시외버스 터미널로 줄달음치고
자가용이 있는 이는 그나마 호강했지
도로상에서 댓 시간씩 너부러져 놀다가는게 더 추억거리였었으니까
몸은 탔는데 짐보따리는 따로 놀고
차안에서 만난 커플도 가끔씩 얘기거리가 되곤 했지
읍내 다방에는 서울서 못 만난 갑동이 을순이 삼순이
서울서는 쓴 커피한잔 아까워 못 마시며 돈 모았는데
연탄 난로 옆에 앉아 여춘이 삼식이 소식을 묻느라 얘기 꽃을 피우고
무엇하나 변변한 자랑거리하나 없는 시골 초가집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어릴적 추억과 낭만이 묻어나는 정겨운 그림이었지
부모님의 고생과 손떼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뒤안길을 돌아가보면
오로지 객지에 있는 자식을 위해 애쓰신 부모님의 노고에
왠지 모를 뭉클함에 가슴을 쓰러내리며
서울가면 더 많이 돈을 벌자
마음속에 다짐에 다짐을 하며 쓴 담배를 붙여 물었던 그자리
산지기 집을 두루 돌으시며 못난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으시던 부모님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했
그 시절보다 교통도 편해졌는데
역 귀성
시골이 명절때면 빈 집이 더 늘어난다니
어쩔꺼시여 세상이 그런디
고향이 좋긴 뭐가 좋냐구?
허긴 그려
금 모래빛 냇가는 이름모를 잡풀로 뒤엉켜 들어가지도 못하고
묘동에서 화루인지 손야구인지 할때는 추억뿐이고
개구멍도 없이 우거져 있는 시골산이 되버렸으니~~
*
애써 찾은 원판이니께 노래나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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