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방/58 개띠의 삶

부부[夫婦]

草 雨 2015. 1. 29. 11:39

* 부부[夫婦] *

 

 


 며칠 전 상견례가 있었다.

 

딸램이를 잘 키웠노라 들었을때 기분이 묘했다

딸이 잘 따라주었다고 생각할 뿐 잘 키운건 없다

 

돌이켜보면

젊은 그 시절에는 영원히 행복하리라 믿었지만

살아오면서 가끔은 다툼도 있었다

 

무엇보다 기분이 묘한것은

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 . . 
과연 내 자식들을 옳바로 키웠나 . . .생각하면서

옆에 앉은 마누라를 한번 쳐다보았다

이사람

예비 사윗감을 무척이나 예뻐하니 참 다행이다 싶었다

 

한편 이 여자는

애미 역할을 참 잘 해온 엄마이고, 남편 뒷 바라지를 참 잘해온 아내였다

순간적으로 그 고마움에 가슴 뭉클하게 했다

 

상견례를 끝내고 나오는데

딸램이. 아들램이 두 놈 약속이나 한 듯 지 애미 말꼬리를 탓하며

투정어린 말을 지엄마에게 망서림없이 던졌다

 

이런 장면을 보면서

내 머리속 감상적인 생각들이 한순간 영화자막처럼 사라졌다

 

아 ~~~

내가 자식들을 잘 키우지는 못했구나  . . .

이 생각이 들면서 이유없이 화가 났다

 

딸램이는 그쪽부모들의 가족사진 촬영한답시고 가고

아들놈과 같이 오는데 아들녀석 투정은 계속 이어졌다

 

난 이런 장면들이 진짜 싫었다

결국 우리 내외만 타고 둘이 다 별 말없이 집으로 향했다

 

내가 할수 있는 말이라고는

별일 아니니 신경쓰지말라는 위로외에는 할말이 잃었다

사실 별 실수도 없었는데 애들은 짜증을 낸 것뿐이기 때문이다

옆지기는

상견례 날짜가 잡힌 후 며칠동안 알게 모르게 신경을 썼던지 

집에와 곤하게 잠이 들었다.

 

나는 조용히 지하실로 내려가 수족관 청소를 했다

물을 갈아주고 맨홀 청소를 하고 승강기 누수를 닦아냈다.

 

다음날도 친구의 경우를 핑게삼아

여자들이 손대기 싫어하는 변기를 중심으로

두 화장실 대청소를 했다   한 나절이 소요되었다

 

*

 

다음은 옮겨온 글을 적어본다

 

" 참으로 영원할 것 같고

무한할 것 같은 착각 속에 어이없게도
지내고보면 찰나인 것을 모르고,


꽃길 같은 아름다운 행복을 꿈꾸며

우리는 부부라는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얼마 전 병문안을 드려야할 곳이 있어
모 병원 남자 6인 입원실을 찾았다.

암환자 병동이었는데,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는 대부분이 환자의 아내였다.

옆의 여자 병실을
일부러 누구를 찾는 것처럼 찾아들어 눈여겨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 대부분이
할머니를 간호하는 할아버지가 아니면 아내를 간호하는 남편이었다.

늙고 병들면 자식도 다 무용지물,
곁에 있어줄 존재는 오로지 아내와 남편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한때 잘 나가던

권력자나 대기업가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뒤안길에서 그들이 

진정 누구에게 위로받고 있겠는가 ?

종국에는 아내와 남편뿐일 것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며 천하를 호령하던 이들도
종국에는 곁에 있어 줄 사람은 아내와 남편뿐이다.

오늘저녁에는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했노라, 고생했노라,
희미한 조명아래 손을 가볍게 잡으며 더 늦기 전에 한번 해 볼 일이다.

혹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한 잔의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말이다.
그리하면 주마등같은 지난세월에 부부의 두 눈은
말없이 촉촉해질 것이다.


옮겨온 글

 

 

 

아들 딸

두 자식들이 성혼을 한 이후

먼 훗날

 

다른 것은 몰라도

두 부부가 서로 서로 다독여 주며

부디 잘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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