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어조사)
어느날 불쑥 찾아온 친구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왔니?" 그 친구가 대답합니다
"그냥 왔어.."
불쑥 전화를 한 친구가 말합니다
"그냥 걸었어.."
그렇습니다
'그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은 있지만 그 것이 불분명할 때 쓰게 되는 말입니다
즉흥적이기까지도 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목적이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라는 정확한 이유도 없습니다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따스하게 정이 흐르고 뭐 이런거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냥 ..이라는 말이 가지는 여유를 때때로 잊고 삽니다
"그냥 왔어.."
"그냥 전화해 봤어.."
"그냥 거길 가고 싶어.."
"그냥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
기능이 있어야만 으뜸이 되어버린 사회
목적이 없다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변한 우리들의 가치관
원인과 이유가 분명해야만 하는 우리의 인간관계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는
향기로운 다리가 그리운 시대입니다
그냥..보고 싶던 친구를 찾아가보고
그냥 듣고 싶은 목소리이기에 전화를 하고
겨울바다여도,
지난 여름에 찾았던 어느 계곡이어도 좋겠습니다
그냥 거기엘 가보고 싶고
그냥 만나고 싶어서 찾아가는 그런 정겨움이
그런 마음의 빈자리가 그립습니다
- 한 수산의 에세이 집에서 -
*
*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다 ?
어디가 좋고
이래서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
이런 것은 '그냥'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식상해지는 법이니 언제까지 같이 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데도 없다지만
그것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으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이고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마음 한구석을
무언가 다시 채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곳에 어떤 이를 불러 와야합니다
그 공간이 아무리 초라해도 그냥 앉으라면 그럴 사람을
*
어떤 의무감인지 ...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
맹목적이기도 한 ...
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는 ...
그 사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세번씩이나 당신의 주린 배를 채우며 헌신하는
그 사람
좋은 생각, 좋은 추억들을 다시 채우기 위해
다소곤히 손목을 부여잡아줄 그냥 좋은
그 사람
< 겨울 동해바다 135mm Jo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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