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Folks movie

북한강에서 / 이경운

草 雨 2013. 3. 11. 10:10

 

북한강에서

 

 

 

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 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 빈 거릴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짙은 안개 속으로

새벽 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윈 내 손을 담그고

산과 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릴 들으려 했오

강물 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맘 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치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우리 이젠

새벽 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오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안개가 가득 피어난 북한강 가>

 

439

 

 

나는 태생이 촌놈이오

이제 바램이 있다면 풀과 강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 탈 서울이오

내 아낙은 서울이 편리하고 좋다 하겠지요

그래서 옆지기를 꼬시는데 15년이 넘게 걸렸오

이제는 그녀가 더 바램을 넘어 그리워하게 되었으니

나의 작전은 성공한 셈인데...

그런데 그 희망사항이, 꿈의 내용이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변해가더라 이거요

처음엔 내 좋아하는 낚시를 생각하여

마당에서 부웅~ 배타고 나갈 수 있는 물가가 좋았오

이제는 잔차를 타고 나갈 수 있는

잔차길이 있는 곳이 더 좋더라 이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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