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는 소리
추위에 새빨갛던 볼이 엷어져 분홍이 되고,
시커멓게 딱딱하기만 한 담벼락이 푸석거리며 숨가루를 올린다
봄의 색은 연해짐이다 퍼짐이다
나만이 옹차게 가지고 있던 것을 펼쳐 나누는 기쁨이다
따뜻함은 나를 펼치게 하고 나의 색을 골고루 퍼져 연하게 만든다
진하디 진하게 뭉쳐있던 색들이 연하게 퍼지면서 부드러워진다
봄은 나누어도 채울 수 있는 온도가 충만한 공간이다
나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며 봄의 여유이다
봄에도 성장하지 못하고 나누지 않고
웅크리고 나만의 것을 가지려 한다면 그것은 겨울이며 죽음이다
봄이 돌아오듯 나를 성장시키고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