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최성수
오늘은 김장하는 날
저는
파을 다듬었습니다
코가 맵고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무우 15개를 수세미로 빡빡밀었습니다
어떤 녀석은 제 머리통만 했습니다
각씨는
절여온 배추를 다시 행구었습니다
그러다가 속포기를 떼어 배추가 달다며
제 입에 강제로 밀어 넣었습니다
하나도 달지않았습니다
단지 짜기만했습니다
*
저는
살짝 분위기를 띄둬보려고
가끔 들르는 카페의
음악 신청방에 이 노래를 신청하였습니다
볼륨을 크게 올렸습니다
시제이님의 옥구슬같은 맨트가 집안 가득 울려왔습니다
각씨는 기분이 좋았는지
그 시제이님 부부를 울집에 초대하겠다고
댓글을 올리라 합니다
물론 말뿐입니다
하지만 속 넓은 각씨맘을 지금도 배우는 중입니다
영원히 풀지못할 숙제입니다
*
각씨는
갖은 양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내방의 컴퓨터와 주방을 왔다 갔다
물 묻은 손을 씻어가며 하는 일 없이 바쁩니다
저는
채칼로 무우 열두개를 밀었습니다
왜 3개는 남기라는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버무리기도 제 몫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각씨는 간을 본다며
고춧가루 범벅인 속을 어느새 제 입에다 비벼버립니다
서서히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허리도 아팠지만 아프다는 말을 안했습니다
속마음과 반대로 이것도 일이냐고 중얼거렸습니다
*
각씨는
본격적으로 속을 넣었습니다
손놀림이 보통이 아닙니다
속배추를 입에 넣어주며 간을 보라는데
맵고 짜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맛있다고 했습니다
각씨는 갑자기
나머지 무우 3개를 깍두기용으로 썰으라고 합니다
지시에 따라 남는 속을 처리하기 위해 깍두기를 썰었습니다
저는
청소까지 마무리하고 참 힘든 하루였습니다
내일이 오늘이었으면 잔차 핑게라도 댔을텐데..
각씨는
지 친구테 신랑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귀가 따갑도록 칭찬을 들었습니다
각씨 칭찬
귀는 따갑지만 그거 들을만 했습니다
올해 김장은
참 맛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로 세변째 같이하는 김장입니다
김장 여자가 하기에 많이 힘든 일이란걸
오늘은 더 몸으로 알았습니다
오늘 이 시간
김장하시는 모든 분들과 같이 듣고싶습니다
은 민 14:22
여전히 정감이 넘치는군요
은민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 그 정성으로 하시는 김장은
분명 그 맛이 일품일것입니다
다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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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모습이 그려지네요~~~
우리 서방님은 운제,,풀내임님 처럼 해줄가,??
어느세월에,~~헤헤
아마 저도 그리 해주는 날을 기대 해보면서,,,^^
두분 알콩달콩 하게 사시는모습이 참 보기좋습니다,
언제나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오늘,,저도 김장 준비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