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방/58 개띠의 삶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草 雨 2011. 10. 10. 20:19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항상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은 거랍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얼굴이 나의 또 다른 얼굴이래요.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찡그리면 상대방도 찡그린대요
그러니 예쁜 거울 속의 나를 보려면 내가 예쁜 얼굴을 해야겠지요.
 
부부는 평행선과 같아야 한답니다
그래야 평생 같이 갈 수 있으니까요
조금만 각도가 좁혀져도 그것이 엇갈리어 결국은 빗나가게 된대요
부부의 도를 지키고 평생을 반려자로 여기며 살아가야 한대요.
 
부부는 무촌 이랍니다

너무 가까워 촌수로 헤아릴 수 없대요 한 몸이니까요
그런데 또 반대래요
등돌리면 남이래요 그래서 촌수가 없대요
 

이 지구상에 60억이 살고 있는데
그 중의 단 한 사람이랍니다
얼마나 소중한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둘도 아니고 딱 한사람 나에게 가장 귀한 사람이래요.
 

부부는 반쪽과 반쪽의 만남이랍니다
한쪽과 한쪽의 만남인 둘이 아니라 반쪽과 반쪽의 만남인 하나래요
그러니 외눈박이 물고기와 같이
항상 같이 있어야 양쪽을 다 볼 수 있대요.
 
부부는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 사이랍니다
어찌 다 마음에 들겠어요
그래도 서로의 마음에 들도록 애써야 한대요.
 
부부는 벽에 걸린 두 꽃 장식과 같이 편안하게
각자의 색채와 모양을 하고 조화롭게 걸려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대요.
 

부부는 한쪽 발 묶고 같이 걷는 거랍니다
같이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같이 걷는대요.
아니면 넘어지고 자빠진대요
그래서 부부는 발자국을 같이 찍어간대요
즉 삶의 흔적도 같이 남긴대요
자식이라는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기고 간대요.
사랑스런 흔적을 남기고 간대요.
 
부부는 닮아간답니다

같이 늘 바라보니 닮아간대요
그래서 결국 까만 머리 카락이 하얗게 같이 된대요
그래서 서로 서로 염색해 주면서 부부는 서로 아쉬워 한대요
이 세상 떠날 때 혼자 남을  반쪽을 보며 아쉬워한대요.

같이 가지 못해 아쉬워한대요.
요단강 같이 건너지 못해서 아쉬워한대요

그래도 부부는 늘 감사한대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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