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의 차 한잔
하늘 파란 낮의 햇살은 다정해도
저녁 바람이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
아직은 난 싫다
가을,
낙엽이 지는 가을이
인생의 황혼처럼
언제부턴가 내게 고질 병처럼 다가오는 듯 싫다
이런 날
진한 향이 나는 커피 한잔에
낙옆을 띄우고 가을을 타서 그리움을 마시고 싶다
지난 여름날 끈적이는 더위속에 스치듯 만난 연인과
발자욱마다 노란 먼지가 일어나는 이 계절의 모퉁이를 걷다가
빨간 단풍사이로 돌 계단이 예쁜
한적한 찻집 구퉁이에 기대어 만추의 사색에 젖어들고 싶다.
가슴속의 연인에게
단풍내음이 나는 찻잔을 내밀며
은은한 가을 향처럼 잊혀질 듯 생각나는
사나이 깊어가는 가슴을 고백해도 좋겠지
고백이 아니면 어떠랴 ??
가을엔
노란낙엽과 노을이 융화되는 창가에 자리앉아
누구와 차 한잔의 그리움을 마시면 어떠랴?
아픔이 흐르는 잊혀진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 추억의 낙엽을 한 잎 한 잎 주워주는 사람과
그리움의 낙서를 마시면 어떠랴?
쓸쓸해야 했던 기억들을
찻잔을 부딪치며 떠나 보내고
이 투명한 가을하늘처럼
하늘거리며 반길 코스모스 한송이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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