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방/58 개띠의 삶

추위와 정면 승부하라

草 雨 2011. 1. 29. 12:47

추위와 정면 승부하라

 

 

"세상은 뜻과 같지 아니하고

삶이 마음같지 아니하니

강물같은 세월에 묻혀버린 내 젊은 날의 별빛같은 꿈이여"

 

며칠있으면 민속 대명절 설날입니다

언제부턴가

오늘처럼 날씨가 추울때면 내 존재감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추위와 정면 승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15년도 더 전의 얘깁니다만

청담동 안세병원 골목에서 7층 근생건물을 신축할 때의 일입니다

건물 좌측에 로타리식 기계주차를 설치하는데 상단부가 건물과 간섭을 받아서

철거 인부를 불러 허리에 구명줄을 매고 철거작업을 시켰습니다

그날이 설날을 며칠 앞둔 눈보라가 앞을 가릴만큼 바람이 부는 날씨였습니다

철거 인부가 도중하차를 하더군요

 

할 수없이 제가 직접 올라갔습니다

밑에서 쳐다보면서 단단한 콘크리트를 다듬는데 눈바람에 모래 먼지가루에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올라간지라 방한복을 입지도 않았습니다

이를 악 물었습니다

당신들이 못하지만 나는 한다

꼭 해야 할 일이니까 되더군요

위험하기도 하였지만 추운게 아니라 몸에서 진땀이 났습니다

*

어제는 영하 14도

한강변의 강바람은 더 춥고 거기다 잔차위에서 귓전을 스치는 바람은

군대생활 보초설때의 추위와는 사뭇 다릅니다

 

누가 그러데요

이 추위에 무슨 잔차질이냐구요

혹여 거짓말로 라이딩했다고 하는건 아니냐구요

저는 언제부턴가 추위를 즐기게 되었답니다


겨울에 연로한 노인들의 사망율이 높다고 합니다

추울수록 존재감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나이가 들수록 더 실감하나봅니다

추위를 즐기십시요

추위와 정면 승부를 하십시요

그리고 

민속 대명절 잘 보내십시요

 

 

'사색방 > 58 개띠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의 삶 / 법정스님  (0) 2011.04.13
사람노릇  (0) 2011.01.29
여행을 떠나요  (0) 2010.10.11
고향 생각  (0) 2010.09.19
고향이란 것이...  (0) 201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