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방/58 개띠의 삶

고향 생각

草 雨 2010. 9. 19. 18:49

고향 생각  



설이 내일 서울 넘버를 단 승용차들이 속속 고향에 도착한다
부스름쟁이 덕만이도 말끔한 양복에 일본제 세단을 몰고 식구들 데리고 당당히 마을에 들어선다
고향떠난 이십년만 이란다

덕배도 오고 칠만이도 왔다 모두 선물을 한아름 안고 고향을 찾았다
산골마울 칠만이가 퍽도 오랬만에 웃는다 설은 명절중 최고의 명절인 모양이다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괴나리 봇짐싸서 서울행 밤차를 탓던 이들이다

그들은 산골 농삿일에 뼈저린 고생을했던 사람들이라 서울에 가서 젊음을 바쳐 일했다
그리고 저축을 햇다
단단한 땅에 물은 고이는법--
남들이 놀때 일을 했고 남들이 술마시고 웃을때 물마시고 결심한 댓가 였다

고향을 찾은 덕만이 성배 칠만이도 오늘은 웃고 있다

그것은 참고 일하고 저축했던 결과다 옛말에 우선먹기는 곶감이 달다 라는 속담얘기도 절대 헛소리는 아니다 한달에 오만원씩만 저축해도 고향에 한번씩은 갈수있다

설날 하루를 위해서라도 저축을 하자
일하느라고 잃어버린 젊은날을 고향에서 찾는다는것도 틀림없이 보람된일이다
나도 고향에 간다 가서 옛추억어린 고향 하늘을 마음껏 올려다 보자!
고향의 내음을 마음껏 마셔보자! 

-박태훈님에 글 중에서-


 

 

 

명절전 나의 일기

 

오늘은 새벽 5시도 전에 눈이 떠졌다.

올 명절에는 연휴가 길어서 정체가 심하지 않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날씨가 궁굼하여 창밖을 보니 빗님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고향에 가 본들 변하지 않은 산천 초목이 고맙다는 생각만 반복할 뿐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산과 물을 찾아 방랑하는 김삿갓처럼 집안에 붙어 있지 못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당시 장만한 바이브레터 셋트는 25년 동안이나 내곁을 지켜주고 있는 충신이며 동네 후배들의 물고기 구경하는 유일한 행사로 우리 4형제와 매형까지 동심으로 이끌었던 애물단지이다.

 

단속이 심해지고 환경보존의 양심상 총기면허를 받아 공기총을 들고 다녔다.

부모님을 놀라케하는 사건이후 아버님 눈에 흙이 들어가기전에 총을 안 만지겠다고 약속했었지만

몇년이 흐르고 슬그머니 총을 들고 내려갔다.

뒷산을 헤매어 비들기와 까치 전깃줄에 앉아 졸고있는 솔개를 잡아 개선장군처럼 대문을 들어섰다.

그토록 엄하시던 아버지께서 엷은 미소를 지으시며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하셨다

그뒤부터 시골 갈적마다 트렁크 한쪽을 총이 차지하였었다.

집앞 전봇대 구멍에 집을 짓었던 맵비둘기는 명절마다 대부분의 식구를 내 총에 잃었었다.

올해는 G20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이유로 얼마전 그넘도 경찰서에 예치시켰다.

 

바이브레타의 12볼트 밧데리는 전동릴의 전원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모양은 허접해도 열배나 비싼 얄팍한 밧데리보다 성능을 훨 좋다.

요즘 쭈꾸미,갑오징어 철이라 보팅할때마다 사용한다.

*

*

옆지기가 깰까봐 조용히 일어나 창고의 낚시 보따리를 늘어놓았다.

지하의 창고하나는 완전 내 전용이다.

나의 피신처이며 창작공간이며 꿈나래 발상지이기도하다.

건축용 기계공구와 남은 자재

식구들의 스키와 캐리어,

골프 셑,가족들 바이크,낚시 보따리,수족관 용품

고무보트 장비와 엔진,  공기총 등등등

*

*

여느때와 다름없이 대낚으로 가야하나 루어 캐스팅을 해야하나

아예 보트를 싣고 그물을 쳐서 강을 섭렵해버리나 공상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작년 추석때이다

옥동보 밑에서 흔해빠진 베스 손맛 한번 못보고 캐스팅에 지쳐서  

떡밥 뭉탱이를 던져놓고 놀고 있다가 잠깐이나마 얼굴 구경시켜주었던

발강이가 1년동안 머리속에 남아있는지라

장시간 앉아서 버틸 시간도 없고 날씨도 안 따라줄것같아 릴과 로드를 대충 챙겼다.

 

잃어버린 젊은날을 고향에서나마 되찾아보려는 몸부림이지만

낚시 그깐거 꽁치고 돌아와도 괜찮다.

서운함은 미련으로 남고 미련은 그리움으로 남는 그곳이 고향이며,

항상 포근하고 넉넉하고 안정을 주는 부모님의 품속이 그곳에 있기때문이다.

 

 

255

 

 

참조 :어릴적의 동물을 이렇게도 부른답니다

 

가사리 : 돌고기 새끼 
간자미 : 가오리의 새끼 
개호주 : 호랑이 새끼 
고도리 : 고등어의 새끼 
굴뚝청어 : 청어의 새끼 
굼벵이 : 매미의 애벌레.

귀다래기 : 귀가 작은 소를 일컫는 말 
금승말 : 그 해에 태어난 말 
꺼병이 : 꿩의 어린 새끼 
껄떼기 : 농어의 새끼 
꽝다리 : 조기의 새끼 
노가리 : 명태 새끼 
능소니 : 곰의 새끼 

 

하릅 송아지 : 한 살 된 송아지 

어스럭 송아지 : 중소가 될 만큼 자란 큰 송아지를 뜻하는 말 
엇부루기 : 아직 큰 소가 되지 못한 수송아지 

부룩소 : 작은 수소를 일컫는 말 

담불소 : 열 살 된 송아지 


돗벌레 : 가두배추밤나비의 애벌레 
동부레기 : 뿔이 날 만한 정도의 송아지 
동어 : 숭어의 새끼 
마래미 : 방어의 새끼 
며루 : 각다귀의 애벌레. 땅속에 살며 벼의 뿌리를 잘라먹는 해충 
모롱이 : 누치의 새끼 
모쟁이 : 숭어의 새끼 
무녀리 : 한배에 낳은 여러 마리의 새끼 가운데서 맨 먼저 나온 새끼 
물송치 : 잠자리의 애벌레 
발강이 : 두뼘이 안되는 잉어의 새끼 
발탄 강아지 : 걸음을 떼어 놓기 시작한 강아지 
설치 : 괴도라치의 새끼 
솜병아리 : 알에서 갓 깬 병아리 
솔발이 : 한 배에서 난 세 마리의 강아지 
송치 : 난 지 얼마 안 되는 소의 새끼. 암소의 뱃속에 있는 새끼 
쌀강아지 : 털이 짧고 부드러운 강아지 
쌀붕어 : 작은 붕어 새끼 
애돝 : 일년 된 돼지 새끼 
애소리 : 날짐승의 어린 새끼 
전어사리 : 전어의 새끼 
초고리 : 매 새끼 
태성 : 이마가 흰 망아지 
팽팽이 : 열목어 새끼 
풀치 : 갈치의 새끼 
학배기 : 잠자리의 애벌레 
햇돝 : 그 해에 난 돼지

'사색방 > 58 개띠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위와 정면 승부하라  (0) 2011.01.29
여행을 떠나요  (0) 2010.10.11
고향이란 것이...  (0) 2010.09.08
부부  (0) 2010.08.22
불혹의 나이  (0) 201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