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쉴곳을 찾아
눈에 거스르는 ...
마음에 밟히는 너저분한 일상을 잠시 놓고
일정을 정하지 않은채로
갑작스레 불어오는 바람처럼
바지가랭이 양손휘젖어 털고 일어나 떠나리라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키 작은 꽃들은 바윗틈에 아롱이며 모여 피고
갈대들 소슬 소슬 몸을 떠는 강변 한 구퉁이면 좋겠다
오래된 솜이불 처럼 다개지고 짓눌린 마음을
속이 훤히 보이는 강물에 훠이 훠이 저어 빨아서
비릿한 갈바람과 따스한 햇살에 못이겨 옥빛이 나도록 바래야겠다
그런 후
가슴 밑바닥을 할퀴며 지나는 유치한 기억의 무리와
때없이 찾아와 머리속을 뒤흔드는 고독을
드맑은 강물 위에 한잎 한잎 낙엽처럼 띄우리라
말없이 가을을 짓는 저 들녁 속에 섭쓸려
회색빛 도시에서 누적된 마음의 장애를 치유하고
다시 돌아가서는 분수에 꼭 맞게 키를 맞추고
가난한 마음뿐인 내사랑
더욱 애틋이 다독이며 살을 맞대며 이 가을은 여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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