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늙기전에 더 움직이자/01. Riding

추억을 먹고산다

草 雨 2011. 3. 12. 11:38

 

사람이 나이 50이 지나면

 

추억을 먹고 산다 한다

 

 

이제는 돌아갈 수도 행동할 수도 없는 과거의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면서 말이다

 

아침 10시 안양천 신정교밑에서 5명의 베리비부머들이 모였다

전날같지 않게 바람도 없고 봄내음이 가득했다

목적지는 양주에 있는 계곡을 섭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종 목적지는 기산저수지에서 점심을 먹자는거였다
경유지 일영 유원지 계곡길,솔나무 숲길을 몇번을 넘고 휘저으며

논둑길 제방길을 걷고 달리면서 송추 계곡으로 접어들었다
그 옛날 유명했던 지금은 사라진 송추 카바레 길옆에 주저앉아

가지고 간 노상 커피를 한잔씩하면서 저마다의 추억을 돌이켜보았다

 

남자 나이 50이 넘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얘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시절 꿈 많던 우리네 베이비 부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다 귀를 세우게 했다

 

갈길이 먼지라 다시 39번 국도 오르막길에서 혀를 내두루고

내리막길을 질주하여 장흥 유원지로 꺽었다

정말이지 추억이 계곡 곳곳 새록 새록한 골짜기이다

 

그러나 지금은 왠지 휑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한산해보였다

자전거로 위안을 달래려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등어리는 땀이 흘렀다 식기를 몇번한지라 배가 고파왔다
기산 저수지가는 고갯길은 약속이나 한듯 모두 끌바를 하였다

저수지옆 한옥에서 늦은 점심을 즐기는 한식은 꿀맛이더라

주린 배를 채우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동걸린김에 저수지 건너편 기산골 매운탕집에서 한잔 더하기로 했다

 

이슬이 몇병을 비우고 나니 뒷산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저수지를 돌아서 나오는데 술김인지 기분이 정말 좋았다

거기에 저마다의 잔차에서 풍악이 울려퍼졌다

뽕짝에서 니나노에서 팝송에서 메드리까지~~

 

길옆 식당에서 골목이 시끄러운지 구경난 듯 비웃는 둣 쳐다봤다

아랑곳하지 않는게 내 특기아닌가

 

숨도 차고 배도 부르고 그러나 돌아오는 길은 거의 내리막길이다
불광천 철새들과 노을을 보면서 행주 산성에 도착하여 찻집으로 향했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언젠가 문옥이랑 넷이서 들렀던 찻집이다

한강이 석양과 노을과 행주대교가 말 그대로 작품이었다

 

이상 어제의 라이딩 일기다
주행거리 124Km 이제 백키로쯤은 장난거리다

내일(일) 소래포구로 살방살방 봄내음 라이딩이 예정되 있어서

오늘은 오후쯤 워밍업만 할 생각이다


말라가는 허벅지살 꿀벅지 희망자는 10시까지 신정교로 와라
(잘 정비된 자전거, 헬멧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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