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雨 2017. 2. 14. 21:44


들꽃


바윗틈에 숨어서

스스로 빨간색 물감을 들고

스스로 자스민 향수병을 안고

향긋한 내음과 노오란 꽃잎을 피우는 저 들꽃



왜 나는 이런 곳에서 싹을 틔워야 하나

내 꽃잎은 왜 예쁘지 않을까

물감 향수병이 너무 무거워 !

그런 불평은 하지 않습니다



깜깜한 밤 무서움에 떨었고

세찬 비 바람이 인정없이 몰아쳐도

들꽃은 힘들다 무겁다 하지 않고

산들 산들 춤을 춥니다



향수는 코끝을 간지럽히고 이내 머리가 아프지만

누가 보든말든 누가 들어주던 외면하든

진실한 사람은 스스로 진실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 바위틈에서

묵묵히 감뇌하며 꽃을 피우는 저 들꽃처럼

따뜻한 마음. 진실한 가슴을 갖고

손을 내미는 그런 사람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꽁꽁 언 바윗틈에서 기약없는 빗방울을 원망하지 않고

차가운 밤을 지나

 고운 색 저고리를 입고 

싱그러운 향기를 품는 저 들꽃처럼


힘든 순간에도 곁에 머물러

마음속 가득 고여있는 맑은 샘물로

조용히 미소지으며

함께 있어줄 수있는 편안한 인연이고 싶습니다


따뜻한 인연이고 싶습니다

                                                       2느처                                   -- 草  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