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시인 도종환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많은 것들 때문에
또 다시 되풀이 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같은 깨끗한 별빛사이에서 가난한 몸을 끌고 가기위해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 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돌 하나를 맓아도 맨 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 일령계곡 헤매다 귀가 길 불광천 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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